대기업 마케팅팀에서 근무하던 한 대리가 “나 우리 팀 팀장님이랑 6개월 안에 사귄다”라고 엄포를 놓았던 적이 있다.
직장 내 상사와 부하직원 사이의 연애가 쉽지 않은 일임에도 당당하게 자신의 마음을 전달했던 그녀의 현재는 어떻게 되었을까? 놀랍게도 그녀는 대한민국 최고의 작사가 중 한 명이 되었다.
팀장님과 6개월 안에 사귈거야
대한민국 대표 작사가 김이나는 유명 작사가가 되기 전, 한 대기업에서 대리로 근무하고 있었다. 같은 회사에서 팀장으로 일하던 조영철은 당시 김이나의 눈에 ‘일하는 모습이 섹시하게’ 비쳤고, 그녀는 주변 동료들에게 “팀장님과 6개월 안에 사귈 것”이라고 공언한 후 직접 대시했다.
열심히 일하는 팀장 조영철에게 존경심과 호감을 느낀 김이나는 용기를 내어 “당신이 마음에 들어요”라고 고백했다. 처음에는 거절당했지만, 확고한 의지를 보인 끝에 결국 연인 관계로 발전하게 되었다. 직급 차이와 회사 내 시선에도 불구하고 두 사람은 사내 연애를 이어갔고, 결혼까지 성사시켰다.
평범한 회사원에서 억대 연봉 작사가로
김이나는 모바일 콘텐츠 부서에 근무하며 우연한 기회에 음악 관련 업무를 맡게 되었고, 가사를 쓰는 일에 눈을 뜨게 되었다. 끊임없이 작사 기회를 찾아 도전한 그녀는 2003년 성시경의 ’10월에 눈이 내리면’으로 작사가 데뷔를 했다.
이후 드라마 「궁」 OST ‘퍼햅스 러브(Perhaps Love)’, ‘머스트 해브 러브(Must Have Love)’ 등을 작사했으며, 2008년부터는 브라운 아이드 걸스, 아이유, 샤이니 등 인기 아이돌의 히트곡을 담당하며 정상급 작사가로 자리매김했다. 조용필, 이선희 같은 레전드 가수부터 유산슬, 임영웅까지 장르를 넘나드는 폭넓은 작품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현재 그녀가 작사한 곡은 500곡이 넘으며, 2014년에는 국내 작사가 저작권료 수입 1위를 차지했다. 한 곡당 작업비 150-200만 원에 저작권료까지 더해져 연봉은 억대를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김이나는 회사 월급보다 저작권료가 더 많아지자 결혼 1년 후 과감히 회사를 퇴사했고, 이는 그녀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되었다.
상사에서 대표가 된 남편
김이나의 남편 조영철 역시 변화의 길을 걸었다. 대기업 팀장에서 음악 프로듀서와 영화제작자로 전향한 그는 현재 김이나가 소속된 미스틱스토리의 대표이사로 재직 중이다. 이전에는 로엔엔터테인먼트 레이블 대표를 역임했으며, 2013년 가수 윤종신의 제안으로 미스틱으로 이직해 경영자의 길을 걷게 되었다.
그는 영화 「우리 집에 왜 왔니」, 「페르소나」 등을 제작했으며, 써니힐, 아이유, 엄정화 등 여러 아티스트의 앨범을 프로듀싱했다. 한 인터뷰에서 “회사가 성장해 떼돈을 버는 것보다 내가 제작한 음반이 100대 음반에 드는 것이 더 큰 꿈”이라고 밝힐 만큼 음악에 대한 열정이 남다르다.
나라의 숫자를 위해 아이를 낳을 수는 없잖아요?
결혼 18년 차에 접어든 김이나-조영철 부부는 여전히 깊은 애정을 나누며 행복한 결혼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스스로를 ‘딩크 부부’라고 밝힌 두 사람은 아이 없이 부부만의 생활을 즐기고 있다. 김이나는 한 방송에서 저출산 현상에 대해 “국가의 숫자를 위해 아이를 낳을 수는 없다”는 소신 발언을 하기도 했다.
대한민국 최정상급 작사가와 대표 연예 기획사 CEO로 각자의 분야에서 성공한 두 사람의 이야기는 직장 내 연애도 행복한 결말과 성공적인 커리어로 이어질 수 있다는 희망적인 메시지를 전한다. 한때 “나 팀장님이랑 사귈 거야”라고 당당하게 말했던 대기업 대리의 꿈은 그 이상으로 현실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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