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80년대 초반 혜성처럼 등장해 큰 사랑을 받았던 부부듀엣 ‘동그라미’.

인기 절정을 달리다 갑자기 방송에서 안보이게 되더니 다른 여성과 함께 나와 의아함을 자아냈는데, 여기엔 놀랄만한 사연이 있었다.
3개월 만에 스타가 된 기적

윤해정은 “정말 기적 같았다. 자고 일어나니 스타가 되어 있었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1982년 전남편과 함께 부부듀엣 ‘동그라미’로 데뷔한 그는 ‘같이 있게 해주세요’로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다.

그는 “매일 허벅지를 꼬집다시피했다. 밤무대를 하루 열군데 이상 뛰었는데, 두어달만 하면 그 당시 금액으로 아파트 한 채를 살 수 있었다”며 “3개월 만에 앨범 7만부가 팔렸고, KBS 10대 가수 후보에 ‘금과 은’과 나란히 올랐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런 승승장구는 딱 3개월만 지속되었다.
남편의 도박과 가출

윤해정의 인생이 바뀐 계기는 남편의 도박이었다. 그는 “그 당시 남편이 노름에 빠져 있었다. 도박을 위한 가출로 인해 모든 생방송을 펑크내게 됐다”고 토로했다.
당시 가수들이 생방송을 펑크내면 곧바로 퇴출이었다. 윤해정은 지금도 생각하면 너무 가슴 아파 그 이야기는 잘 안 하려고 한다고 눈물을 흘렸다.
부부 듀엣인데 다른 여자랑 활동?

설상가상으로 남편은 도박에 더해 불륜까지 저질렀다. 윤해정은 “가수 언니가 ‘네 남편이 다른 여자와 아침 방송에 출연했다’고 전화가 왔다”며 “담당 PD에게 물어봤더니 ‘아내가 몸이 아파 노래하기 힘들다, 노래하는 파트너가 바뀌었다고 해 출연시켰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남편은 가출 후 다른 여자와 ‘동그라미’라는 이름으로 무대를 뛰었다. 심지어 함께 활동하던 동료들에게 빚까지 지고 사라졌다. 결국 윤해정은 이혼을 선택했다.
사기 결혼으로 전 재산 100억 증발…

이혼 후 윤해정은 홀로 딸을 키우며 하루 12개 업소를 뛰는 등 악착같이 돈을 벌었다. 이후 요식업에 뛰어든 그는 놀라운 성공을 거뒀다.

그는 가게를 몇 개 했는데 하는 것마다 다 너무 대박을 치는 거예요. 그 당시 아마 그 매출이 한 6,7억 이상 갔을까. 한 달에 거의 100억의 수준에 이제 재산이 된 거죠라고 회상했다.

하지만 100억 자산가라는 타이틀로 TV까지 출연하게 되자 돈을 노리는 사람들의 접근이 많아졌다.

윤해정은 사기, 심지어 사기 결혼도 당하고 또 사기꾼들을 만나서 모든 재산을 잃게 됐다며 부동산 사기까지 당해 늘 술을 달고 살았고, 극단적인 선택도 고민했는데 딸 때문에 참았다”고 털어놨다.
설상가상으로 사업 실패와 함께 윤해정에게는 또 다른 시련이 찾아왔다. 1995년 난소암 판정을 받은 것이다.
그는 한 달에 2천만 원 적자 보는 가게를 두고 그냥 누워만 있을 수 없으니 링거를 코트 속에 감추고 도망 나와 음식 개발을 했다. 너무 절실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기적적으로 암을 극복한 윤해정은 이후 철인 3종 경기에 도전해 전국 4위까지 달성하는 쾌거를 이뤘다.
‘동그라미’ 솔로곡 낼 계획

현재 윤해정은 성남시에서 대형 한정식집을 운영하고 있다. 딸이 결혼해 사위와 손주까지 생겨 누구보다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고 한다.
전남편은 5년 전 세상을 떠났으며, 딸이 호적을 떼러 갔다가 부친의 사망 소식을 알았다고 한다. 윤해정은 “난 그 사람을 생각할 때 원망도 없고 감정이 없다. 소식도 한 번 들은 적 없는데 딸 덕분에 알았다”며 전남편에 대한 감정이 완전히 정리됐음을 밝혔다.

윤해정은 앞으로 큰 사랑을 받았던 ‘같이 있게 해주세요’를 솔로곡으로 재녹음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그는 “나는 앞으로 힘내서 요식업을 할 거고 가족들과 남은 생 행복하게 살고 싶다”며 환한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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