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결혼은 정말이지 딱 한 번이면 족하다.” 첫 이혼 후 이렇게 단언했던 배우 허준호는 결국 재혼에 골인했습니다.

한때는 상처와 아픔으로 연기마저 포기하고 미국으로 떠났던 그였지만, 운명적인 만남을 통해 인생의 두 번째 장을 열게 되었습니다.
첫 결혼의 시작과 끝

1996년, 영화 ‘어른들은 청어를 굽는다’에서 만난 9살 연하의 배우 이하얀과 허준호는 1년여의 연애 끝에 결혼했습니다.

당시 이하얀은 SBS 4기 공채 탤런트로 막 얼굴을 알리기 시작했지만, 결혼과 함께 연예계를 은퇴해 주변의 우려를 샀습니다.

결혼 후 딸을 낳은 두 사람은 외부적으로 연예계 대표 잉꼬부부로 알려졌습니다. 2006년 ‘주몽’으로 인기를 얻던 시기에도 허준호는 “딸과 함께 노는 것이 인생의 가장 큰 행복”이라며 가족에 대한 애정을 표현했죠.
그러나 겉보기와 달리 실상은 달랐습니다. 1999년 부부가 함께 스포츠 마사지 비디오를 출시하고, 허준호의 뮤지컬 무대마다 이하얀이 응원하는 모습으로 사랑을 과시했지만, 실제로는 성격 차이로 심각한 갈등을 겪고 있었습니다. 무뚝뚝한 허준호와 애교 많은 이하얀의 다름이 처음에는 매력으로 다가왔지만, 결국 이 차이가 두 사람을 갈라놓았습니다.
무뚝뚝한 허준호와 애교 많은 이하얀의 다름이 처음에는 매력으로 다가왔지만, 결국 이 차이가 두 사람을 갈라놓았습니다.

허준호는 후에 “답답해 미칠 것 같아 집에 들어가기조차 싫었다”고 고백했으며, 1년 가까이 집에 들어가지 않은 적도 있었다고 합니다. 결국 두 사람은 2003년, 결혼 6년 만에 파경을 맞았습니다.
결혼은 한 번이면 족하다

이혼 후 허준호는 과묵한 성격대로 특별한 입장 표명 없이 갑자기 미국으로 떠나며 연기까지 그만두는 극단적 선택을 했습니다. LA에 정착한 그는 교민 대상 방송국의 라디오 DJ로 일하고, 가수 김장훈의 공연 무대 감독을 맡으며 생계를 이어갔습니다.

이 시기 허준호는 “결혼은 정말이지 딱 한 번이면 족하다”, “다시 연애를 하고 누굴 만나는 게 겁이 난다”며 재혼 가능성을 일축했습니다. 이혼 후의 외로움에 술에 의지하기도 했지만, 결국 일에만 전념하겠다는 다짐을 하며 홀로 지내게 됩니다.
운명적인 만남, 그리고 재혼

그러나 인생은 예측 불가능합니다. 물질적으로나 정신적으로 가장 힘든 시기를 보내던 허준호는 LA에서 과거 젊은 시절 알고 지냈던 옛 인연을 우연히 만나게 됩니다. 이 만남은 허준호에게 큰 힘이 되었고, 첫 결혼과는 달리 신기하게도 삶에 평화와 고요를 가져다주었습니다.
이 운명적인 만남 덕분에 허준호는 안정을 찾았고, 2016년 KBS 드라마 ‘뷰티풀 마인드’로 6년 만에 배우로 복귀하게 됩니다. 그리고 2년 후인 2018년 5월, “결혼은 한 번이면 족하다”던 자신의 말을 뒤로하고 두 번째 결혼식을 올렸습니다.
두 번째 결혼, 두 번째 연기인생

허준호의 이야기는 인생의 전환점이 언제 어떻게 찾아올지 모른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한때는 결혼에 대한 상처로 재혼을 단호히 거부했던 그가, 운명적인 만남을 통해 두 번째 기회를 잡았습니다.
“결혼은 한 번이면 족하다”던 허준호는 두 번째 결혼과 연기 복귀를 통해 새로운 전성기를 맞이했습니다. 예전처럼 주연으로 활약하는 건 아니지만, 여러 영화와 드라마에서 무게감 있는 역할을 맡으며 극의 전환점이 되는 임팩트 있는 역할들을 주로 하고 있습니다.

올해 초 영화 ‘검은 수녀들’에 이어 SBS 드라마 ‘보물섬’으로 시청자들을 만나고 있는 허준호. 공개 예정인 넷플릭스 ‘광장’에서도 그의 모습을 만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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