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연예계에서 가장 짧은 결혼 생활로 기록된 사례가 있다.

7년간의 우정을 쌓아온 두 배우가 결혼식을 올리고 발리로 신혼여행을 다녀온 직후, 불과 12일 만에 파경을 맞이한 것이다. 두 사람의 결혼과 이혼은 당시 큰 화제를 모았고, 이후 법정 공방으로까지 이어졌다.

귀여운 아역배우에서 성인 배우로 성장한 그녀는 어떤 삶을 살아왔을까?
뽀뽀뽀에서 시작된 연예 생활

이 주인공은 바로 배우 이민영이다. 1976년 2월 6일 서울에서 태어난 이민영은 4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아동 모델 선발 대회에서 1등을 차지하며 연예계에 첫발을 내디뎠다.

6살부터는 MBC의 인기 유아 프로그램 ‘뽀뽀뽀’에 출연하며 초등학교 6학년까지 8년간 아역 탤런트로 활동했다. 이후 대학교에 진학한 뒤 1994년 MBC 23기 공채 탤런트로 정식 데뷔했다. 당시 배우 최지우, 안재욱이 그녀와 같은 기수였다.

이민영은 데뷔 이후 ‘착한 역할’을 주로 맡았다. 1996년 미니시리즈 ‘여(女)’에서 신은경의 동생 역할로 주목받기 시작했고, 1997년 드라마 ‘짝’에서 청순하고 단아한 항공사 승무원 역할로 큰 인기를 얻었다. 이 작품을 계기로 그녀는 아시아나항공 명예 승무원으로 위촉되기도 했다.
12일 만에 끝난 결혼 생활

이민영은 2006년 10월, 7년간 친구로 지내왔던 동료 배우 이찬과 결혼식을 올렸다. 두 사람은 드라마에서 만나 오랜 시간 우정을 쌓아왔다.

그러나 이들의 결혼 생활은 놀랍게도 단 12일 만에 끝났다. 발리로 신혼여행을 다녀온 직후 두 사람 사이에는 불화가 생겼고, 결국 결혼식을 올린 지 불과 12일 만에 파경을 맞았다.
흥미로운 점은 두 사람이 혼인신고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법적으로는 부부가 아니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민영은 현재까지도 법적으로는 미혼 상태이다. 이 사건 이후 이민영은 약 5년간 연예계 활동을 중단했으며, 정신과 치료를 병행하는 등 힘든 시간을 보냈다.
상처를 딛고 일어선 배우

긴 공백기 이후 이민영은 종편 채널을 통해 연기 활동을 재개했다. 그러나 그녀가 하려고 했던 작품들이 무산되거나 중간에 역할이 바뀌면서 본의 아니게 또 다시 휴식기가 길어졌다. 지상파 방송 복귀는 무려 8년 만에 이루어졌다.

이후 그녀는 꾸준히 연기 활동을 이어갔으며, 최근에는 특히 TV조선 ‘결혼작사 이혼작곡 1, 2, 3’과 KBS ‘법대로 사랑하라’ 등의 작품에서 따스한 인간미를 보여주며 ‘이민영의 재발견’이라는 찬사를 받았다.

2023년에는 MBN ‘완벽한 결혼의 정석’에서 독하고 매정한 새 엄마 이정혜 역을, KBS ‘고려 거란 전쟁’에서는 카리스마 넘치는 천추태후 역을 맡아 180도 다른 연기로 시청자들의 호평을 받았다.
왕자님이 뚝 떨어져야 하는데…

2025년 3월, 이민영은 약 10년 만에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SBS Plus와 E채널에서 방송되는 ‘솔로라서’를 통해 그녀는 처음으로 자신의 솔로 라이프를 공개했다.

이민영은 프로그램에서 “솔로 기간을 가늠할 수 없는 사람”이라고 소개하며, 자신이 극도로 내향적인 ‘집순이’라고 밝혔다. 그녀는 “나는 굳건한 대문자 I(내향형 인간)다. 집에 있는 게 가장 편하고 혼자만의 시간이 좋다”며 한 달에 한 번 정도만 외출한다고 말했다.

또한 “새로운 사람이 필요하지 않다. 집순이라 솔로 생활이 익숙하다”면서도 “마음은 항상 열려있다. 왕자님이 뚝 떨어져야 하는데”라고 재혼에 대한 생각도 살짝 내비쳤다.

결혼 12일 만에 파경이라는 아픔을 겪은 이민영은 현재 자신만의 방식으로 독립적인 삶을 살아가고 있다. 최근에는 새 집을 구입해 처음으로 자신의 스타일대로 인테리어를 했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그녀는 집에서 친한 친구들과 맛있는 요리를 만들어 먹는 것을 즐기며, 가끔 여행을 떠나는 것이 거의 유일한 야외 취미 활동이라고 한다.

“작품 속 캐릭터가 아닌, 진짜 이민영을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에 출연을 결심했다”고 밝힌 이민영, 이제는 과거의 아픔을 잊고 멋진 파트너를 만나기를 응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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