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학로에서 이영애를 닮은 미모와 묵직한 연기력으로 통하던 배우 장영남에게는 한때 기묘한 예언이 따라다녔다.

사주를 보러 간 자리에서 “결혼 못 한다”는 말을 듣고, 다른 곳에서는 “한국엔 당신 짝이 없다, 하려면 외국인과 해야 한다”는 점괘를 들었던 것이다.

하지만 운명은 점괘를 비웃듯 전개됐다. 대학로 극단에서 함께 무대에 오른 7살 연하 후배 배우 이호웅으로부터 공연 마지막 날 “감히 선배님을 좋아했다”는 손편지를 받으며 연애가 시작됐다. 장영남은 39세에 그와 결혼하며 무속인의 예언을 깔끔하게 뒤집어버렸다.

서울예대 재학 시절부터 그의 인기는 남달랐다. 선후배 사이에서도 “장영남을 좋아한 동기만도 15명이 넘었다”는 증언이 나올 만큼 연기력과 미모를 겸비했고, 남학생들과 대화만 해도 고백을 받아 한동안 남사친을 만들지 못했다는 일화가 전해진다. ‘대학로 이영애’라는 별명이 괜히 붙은 게 아니었던 셈이다.

결혼 생활도 유쾌하다. 동안 외모의 남편과 서로를 “엄마, 아빠”라고 불러 동네에서 모자로 오해받은 일도 있다고 털어놨다. 연애 막판에는 이별을 통보받은 남편이 집으로 달려가 목걸이를 들고 와 급 프러포즈를 하며 해피엔딩을 만들었다는 비화도 전해진다.

장영남은 가정에 대해 “동지처럼, 친구처럼 평행선으로 싸우지 않으려 노력하며 지낼 것 같다”고 말하며 현실적인 동반자 관계를 추구한다고 밝혔다

배우로서의 행보도 꾸준하다. 스릴러에서 사극, 가족극까지 장르를 넘나드는 변신으로 ‘믿고 보는 배우’의 입지를 다졌고, 최근에도 ENA ‘모래에도 꽃이 핀다’, tvN ‘세작, 매혹된 자들’ 등에서 존재감을 보여주며 전개를 이끄는 중추 역할을 해내고 있다.

결국 “결혼 못 한다”던 점괘는 흥미로운 이야기거리가 됐고, 장영남의 선택은 단단한 삶이 됐다. 편지 한 장으로 시작된 사랑이 예언을 뒤집어버린 그의 서사는, 자신이 선택한 무대와 사람을 끝까지 믿고 걸어온 배우의 시간 그 자체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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