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는 잘 못했지만 너무 예뻐서 선생님들 눈에 띄었다는 명덕여고 얼짱

김혜진 에디터 2025.09.19

배우 임수정이 최근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파인: 촌뜨기들’로 화제성 1위를 석권하며 다시 한번 연기력을 입증했다. 하지만 지금의 성공 뒤에는 300번의 오디션 탈락이라는 혹독한 시련이 있었다는 사실이 새삼 주목받고 있다.

300번의 좌절, 그래도 포기하지 않았다

임수정은 명덕여고 시절부터 ‘공부는 못해도 예뻤다’는 말이 따라다녔다. 조용한 성격이었지만 존재감만큼은 남달랐던 그녀는 고등학교 시절 우연히 본 연극 한 편에 감명받아 배우의 꿈을 키우기 시작했다.

1998년 잡지 CeCi 표지 모델 선발대회에서 대상을 받으며 연예계에 첫발을 내디뎠지만, 그 후의 과정은 순탄하지 않았다. 오디션을 50번까지는 세었지만 그 이후로는 포기할 정도로 거의 300번 가까이 떨어졌다고 한다.

특이한 점은 연기 공부를 전혀 하지 않은 상태로 연예인이 되었고, 데뷔한 뒤에도 연기 수업을 하나도 받지 않았다는 것이다. 데뷔작 ‘학교4’나 ‘피아노 치는 대통령’에서는 발연기 소리도 들었지만, 지금은 손꼽히는 연기파 배우가 되었다.

터닝 포인트, ‘장화, 홍련’과 ‘미안하다 사랑한다’

임수정의 인생이 바뀐 것은 2003년 영화 ‘장화, 홍련’이었다. 포기하지 않고 계속 문을 두드린 끝에 얻은 기회였다. 이 작품으로 그녀는 각종 영화제에서 신인상을 휩쓸었고, 섬세하고 짙은 감정선을 보여주며 주목받기 시작했다.

그리고 2004년 드라마 ‘미안하다 사랑한다’로 진정한 전성기를 맞았다. 소지섭과 함께 만들어낸 묵직한 러브스토리는 ‘미사폐인’이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내며 국민적 사랑을 받았다. 특유의 감성적인 눈빛과 섬세한 연기로 당시를 기억하는 사람들에게 여전히 깊은 여운을 남기고 있다.

이후 임수정은 ‘각설탕’, ‘싸이보그지만 괜찮아’, ‘전우치’ 등 다양한 색깔의 작품에 도전했다. 특히 2012년 ‘내 아내의 모든 것’에서는 뻔뻔하고 당당한 캐릭터를 소화하며 청룡영화상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파인: 촌뜨기들’로 다시 한번 증명한 연기력

올해 7월 16일 첫 공개되어 8월 13일 11부작으로 막을 내린 디즈니+ ‘파인: 촌뜨기들’에서 임수정은 또 다른 모습을 보여줬다. 1977년 대한민국을 배경으로 바닷속에 묻힌 보물선을 차지하기 위해 몰려든 촌뜨기들의 이야기를 그린 이 작품에서, 그녀는 유려한 서울말에 타고난 총명함을 지닌 양정숙 역을 맡았다.

돈이 굴러가는 이치를 누구보다 재빠르게 아는 눈치 100단의 소유자로, 돈과 권력의 야망에 도취한 인간의 본능을 디테일한 캐릭터 해석력으로 완성했다. 특히 류승룡, 양세종 등과의 연기 호흡이 돋보였으며, 8월 1주 차 TV-OTT 통합 드라마 화제성 부문에서 1위를 차지하는 등 작품과 개인 모두 화제성 1위를 ‘올킬’했다.

소속사 없이 3년간 홀로 버틴 프로 정신

임수정은 최근 새로운 소속사 MYM엔터테인먼트와 전속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생각보다 길게 2~3년 정도 혼자 지냈다”며, 그간 소속사 없이 활동했던 사실을 털어놨다.

‘파인: 촌뜨기들’ 촬영 당시에는 “매니저 없이 혼자 촬영장에 가거나 바쁘지 않은 친구에게 도움을 받기도 했다. 촬영지가 지방일 때는 직접 운전해서 갔다”며, “제작진과 승합차를 함께 타는 경우도 많았다”고 회상했다. 이런 경험을 통해 “함께 일하는 분들의 어려움을 가까이서 보고 나니 예민해질 수 있는 상황도 예전보다 훨씬 편안하게 받아들이게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