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우 박환희의 뿌리에는 1919년 3·1 만세운동 당시 태극기를 나눠주며 항일운동에 앞장선 독립운동가 외조부 하종진 선생이 있다.

경남 함양 안의면에서 열린 만세시위에 참여한 그는, 이후 상하이로 건너가 폭탄을 입수해 대구 주요 관공서 폭파를 계획했으나 체포돼 옥고를 치렀다.
학생운동과 의열 투쟁, 항일계몽에 이르기까지 그의 발자취는 치열한 독립의 여정이었다. 공적을 인정받아 1990년 건국훈장 애족장이 추서됐다.

박환희는 생전에 외조부가 가족들에게 전한 말을 늘 기억한다고 한다. 하 선생은 “독립운동은 자랑할 일이 아니라 나라를 빼앗긴 백성으로서 마땅히 해야 할 일이었다”고 강조했다고 한다.
그 단호한 소신은 후손들에게 ‘자부심보다 책임’을 가르쳤다. 박환희가 2018년 제73회 광복절 및 정부수립 70주년 경축식에서 맹세문을 낭독한 것도, 바로 그런 정신을 기리기 위함이었다.

배우로서 박환희는 ‘태양의 후예’ ‘왕은 사랑한다’ ‘너도 인간이니?’ ‘지리산’ 등 다양한 작품에서 얼굴을 알렸고, 2025년에도 ‘미지의 세계’에 특별출연하며 깊은 인상을 남겼다.

최근에는 섬유근육통을 겪고 있다고 고백, 건강 회복에 집중하며 차기작을 준비 중이다.
그에게 외조부의 이름은 가문의 명예를 넘어, 매일의 태도와 선택을 이끄는 나침반이다. 하종진 선생의 굳건한 신념처럼, 박환희도 자신이 서 있는 자리에서 조용히 그 뜻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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