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시, 오디션 탈락의 연속에서 찾은 돌파구 “‘평행소설’ 직접 제작”

넷플릭스 ‘스위트홈’과 ‘아무도 없는 숲 속에서’로 전 세계적 주목을 받은 배우 고민시에게는 남다른 데뷔 스토리가 있다. 웨딩 플래너에서 배우로 전향한 것도 화제지만, 더욱 놀라운 건 아무도 캐스팅해주지 않자 직접 영화를 만들어 길을 열었다는 점이다.
웨딩 플래너에서 무작정 상경까지

1995년 대전에서 태어난 고민시는 어릴 적부터 배우가 꿈이었지만 부모님은 여군이나 외교관이 되길 바랐다. “성인이 되고 어떤 직업을 찾아야하나 고민할 때 경제적인 분야를 찾고 싶었고, 웨딩산업이 커진다는 기사를 보고 웨딩플래너를 택했죠”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웨딩 플래너로 일하며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여러 경험을 쌓았지만, 어느 날 문득 ‘이 일을 하는 내가 정말 행복한 걸까’라는 물음표가 떠올랐다. “지금 아니면 더 이상 꿈을 펼칠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잘 다니던 직장을 바로 그만뒀다.

그는 “서울에 살아야만 배우가 될 수 있는 줄 알고 무작정 상경했다”며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연기학원을 다녔다. 정말 맨 땅에 헤딩하듯 도전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오디션 탈락의 연속, 그리고 결단

상경 후 고민시를 기다린 건 연속된 오디션 탈락이었다. 아무도 그를 캐스팅해주지 않자, 그는 과감한 결단을 내렸다. 직접 영화를 만들기로 한 것이다.

2016년, 고민시는 3분짜리 단편영화 ‘평행소설(Parallel Novel)’을 직접 감독하고 주연을 맡았다. 이 작품은 그리움과 일상의 소소한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 장르의 단편으로, 일상의 작은 일들이나 불안한 상황이 겹치며 우리의 감정을 복잡하게 만드는 이야기를 그렸다.
SNS 3분 영화제 대상 수상으로 전환점

‘평행소설’은 트레져헌터 SNS 3분 영화제에서 대상을 받는 쾌거를 이뤘다. 이 수상은 고민시에게 큰 전환점이 됐다. 영화제 수상 이후 웹드라마 출연 기회가 생겼고, 이후 드라마 단역, 조연으로 활동하며 차근차근 경력을 쌓아갔다.

2017년 SBS 드라마 ‘엽기적인 그녀’에서 선경 역을 맡으며 본격적인 연기 데뷔를 했다. 이 작품을 통해 안정된 연기와 독보적인 매력을 선보이며 시청자들의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
고민시는 “절실하게 꿈꾸고 노력하면 길이 열린다는 걸 몸소 체험했다”며 “지금도 분명 힘든 순간이 많다. 항상 좌절과 고난의 연속이지만 현장에서 연기할 땐 진짜 짜릿하다”고 배우로서의 소감을 전했다.
‘스위트홈’으로 글로벌 스타 등극

데뷔 3년 만에 지상파 주연을 꿰찰 정도로 빠르게 성장한 고민시는 2020년 넷플릭스 ‘스위트홈’으로 라이징스타에 등극했다. 이후 ‘아무도 없는 숲 속에서’, ‘밀수’ 등을 통해 글로벌한 인지도를 쌓으며 한국을 대표하는 젊은 배우로 자리매김했다.

고민시는 웨딩 플래너로 일했던 경험이 배우 생활에도 도움이 됐다고 말한다. “다른 사회생활을 하다 배우가 된 것이 원동력”이라며 “웨딩플래너로 일했던 사회생활도 있다 보니까 현장에서 적응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특히 나영석 PD는 tvN ‘서진이네2’에서 “웨딩플래너 출신인 고민시가 재직 당시 가장 빨리 승진한 사람이었다”고 소개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최근에는 ‘우리들’, ‘우리집’의 윤가은 감독이 연출하는 새 영화 ‘세계의 주인’ 출연을 확정하며 또 다른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베를린국제영화제 등 유수의 영화제에서 주목받은 윤가은 감독과의 만남은 고민시에게 새로운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아무도 캐스팅해주지 않자 직접 영화를 만들어 길을 연 고민시. 그의 도전 정신과 절실함이 만들어낸 성공 스토리는 꿈을 포기하지 않는 모든 이들에게 큰 용기를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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