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톱배우 전지현이 2012년 4월 13일 서울 장충동 신라호텐에서 최준혁과 올린 결혼식은 연예계 ‘내돈내산’의 전설로 남아 있다. 당시 모든 협찬을 거절하고 자비로 치른 이 결혼식은 화려함과 소탈함을 동시에 보여준 화제의 이벤트였다.
철저한 무협찬 원칙

전지현의 결혼식에서 가장 큰 화제는 모든 협찬을 거절한 ‘내돈내산’ 정신이었다. 일반적으로 톱스타들의 결혼식은 대부분 협찬으로 진행되는데, 전지현은 웨딩드레스, 메이크업, 사진 촬영 등 모든 협찬 제안을 사양했다.

심지어 공항패션에 대한 협찬도 과감히 뿌리쳤으며, 신혼여행을 미루면서까지 영화 작업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8천만원 웨딩드레스와 화려한 액세서리

전지현은 결혼식 당일 두 벌의 드레스를 선보였다. 기자회견에서는 영국 왕세자비 케이트 미들턴이 즐겨 입는 브랜드인 제니 팩햄의 드레스를 입었고, 본식에서는 미국 디자이너 림 아크라가 디자인한 드레스를 착용했다. 이 본식 드레스의 가격은 8천만원 상당으로 알려졌다.

액세서리도 화려했다. 결혼반지는 5억원, 프랑스 왕실 제품인 티아라는 12억원이었다고 전해진다. 가슴 라인이 깊게 파인 디자인의 드레스가 전지현의 가녀린 몸매와 쇄골을 돋보이게 했다.
의리를 지킨 스태프 선택

전지현은 협찬을 거절하는 대신 오랫동안 함께 해온 동료들에게 의뢰하는 의리를 보였다. 10년 넘게 전지현의 스타일리스트로 일해온 이선희가 웨딩드레스 피팅을, 영화 ‘엽기적인 그녀’부터 인연을 맺은 메이크업 아티스트 배경란이 신부화장을, 김보하 작가가 사진촬영을 맡았다.
결혼식에는 600여명의 하객이 참석해 축하했다. 수많은 연예계 인사들이 결혼식 참석 의사를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전지현은 하객을 600명으로 제한하고 중고등학교 친구들을 먼저 부르는 등 소탈한 면모를 보였다.

참석한 스타들로는 이영애, 정우성, 조인성, 김윤석, 이정재, 김혜수, 김수현, 하정우, 류승범, 차태현, 송중기, 한예슬 등이 있었다. 특히 미국에서 드라마를 촬영 중이던 김윤진은 전지현의 결혼식을 위해 급히 귀국하기도 했다.
감동적인 순간들

축가는 전지현이 평소 팬이었던 가수 이적이 ‘다행이다’를 편곡해 불렀다. 주례는 시아버지의 고교 동창인 권재진 법무부 장관이 맡았고, 사회는 신랑의 친구가, 부케는 전지현의 중학교 동창이 받았다.
가장 감동적인 순간은 전지현이 양가 부모님에게 인사를 드리는 차례에서 친정부모를 향해 “감사합니다”를 반복하며 눈물을 흘린 장면이었다. 기자회견에서 밝은 모습을 보였던 그가 부모님 앞에서 보인 진심어린 감정은 많은 하객들의 가슴에 여운을 남겼다.
기부와 나눔 정신

전지현과 최준혁은 결혼식 화환도 받지 않고, 축의금 전액은 시외할머니 이영희가 후원하는 재단에 기부하기로 했다. 답례품으로는 향초를 준비했는데, 상자 안에는 “언약의 자리를 빛내주셔서 감사합니다. 배우로서 한 사람의 아내로서 열심히 살겠습니다”라는 메시지가 담겨 있었다.
두 사람의 신혼집은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 있는 당시 매매가 30억원의 고급 빌라였다. 지상 17층, 지하 3층 규모로 분양 면적은 약 110평, 전용 면적은 54평형이며, 지하 1층에는 자체 영화관, 피트니스센터, 마사지룸 등 편의시설이 마련되어 있었다.
전지현의 결혼식은 화려하면서도 소탈하고, 상업적이지 않으면서도 품격을 잃지 않은 모습으로 많은 이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모든 것을 자비로 치르면서도 나눔을 잊지 않은 그의 결혼식은 진정한 ‘내돈내산’의 끝판왕이라 불릴 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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