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우 손예진은 2016년 개봉한 영화 ‘덕혜옹주’ 제작 과정에서 영화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보여 화제가 된 바 있다.

500만 관객을 모으며 흥행에 성공한 ‘덕혜옹주’에서 손예진은 고종황제의 사랑을 받았지만 비운의 마지막 황녀가 된 이덕혜를 연기하며 대종상과 백상예술대상에서 각각 여우주연상과 최우수 연기상을 수상했다. 하지만 이 작품의 제작 과정은 순탄하지 않았다.

워낙 스케일이 커서 많은 돈이 들어가야 하는 장면들이 있었는데, 비용 문제로 해당 규모가 줄어들게 된 것이다. 이 사실을 알게 된 손예진은 ‘원래 계획했던 대로 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으로 자신의 출연료 2배에 달하는 10억원이라는 큰 돈을 쾌척했다.

평소 자신의 출연작을 보며 울어본 적이 없었지만 ‘덕혜옹주’를 보면서는 눈물을 유난히 많이 흘렸다는 손예진의 모습에서 이 작품이 그에게 얼마나 특별한 의미였는지를 알 수 있다.
3년 만의 스크린 복귀, 박찬욱과의 첫 호흡

이후 ‘지금 만나러 갑니다’, ‘협상’ 등의 영화와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 ‘사랑의 불시착’, ‘서른, 아홉’ 등의 드라마로 활발한 활동을 이어온 손예진은 2022년 현빈과 결혼해 같은 해 11월 아들을 출산했다.

결혼과 출산 후 데뷔 이래 가장 긴 휴식기를 가진 손예진이 올해 8월 박찬욱 감독의 신작 ‘어쩔수가 없다’로 3년 만에 스크린에 복귀한다. 이 작품은 미국 소설가 도널드 웨스트레이크의 원작 소설 ‘엑스’를 바탕으로, 코스타 가브라스 감독의 영화 ‘액스, 취업에 관한 위험한 안내서’를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어쩔수가 없다’는 만족스러웠던 회사원 만수(이병헌)가 갑작스럽게 해고된 후, 가족과 집을 지키기 위해 재취업을 향한 자신만의 전쟁을 준비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손예진은 극 중 남편의 실직에 질책보다 위로를 건네고 가족의 중심을 지키는 아내 미리 역을 맡았다.

19일 열린 제작보고회에서 손예진은 “가장 큰 이유는 박찬욱 감독님과 작품을 해보고 싶었다는 점이고, 병헌 선배님이 캐스팅된 상황이라서 ‘이 작품을 하지 않으면 후회하겠다’라는 생각이 컸다”며 작품 선택 이유를 밝혔다.

특히 “아이를 낳고 처음 하는 작품이라서 그게 도움이 됐다. 아이를 낳기 전에도 많은 엄마 역할을 해봤는데 ‘실제로 경험한 것은 어떤 것과도 비교될 수가 없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모성 경험이 연기에 미친 영향을 설명했다.

한편 이병헌은 촬영 현장에서의 에피소드를 공개하며 웃음을 자아냈다. 아역배우가 계속 질문을 던질 때 자신은 답변을 해주다가 다음 연기에 집중하기 어려웠지만, 손예진은 “그건 선배님이 맡아서 하세요”라며 감정 몰입에 집중했다고 폭로해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82회 베니스국제영화제 경쟁 부문과 30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된 ‘어쩔수가 없다’는 오는 9월 개봉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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