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헤어질 결심’으로 청룡영화상을 비롯한 여러 시상식에서 각본상을 수상한 정서경 작가가 과거 자신의 결혼 이유를 솔직하게 털어놔 화제가 되고 있다.

정서경 작가는 서울대학교에서 철학을 전공하다 자퇴한 후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에 입학해 본격적으로 시나리오 공부를 시작했다. 처음에는 진로에 대한 고민이 있었지만 유학을 다녀온 후 불필요한 고민을 내려놓게 됐다고 한다.

졸업을 앞두고 무척 재미있는 시나리오 두 편을 완성했지만, 주요 공모전에서는 줄줄이 낙방하고 어떠한 영화사의 러브콜도 받지 못한 채 졸업했다. 작품을 하지 못하면 사실상 백수나 다름없는 작가라는 직업 특성상 무직 기간이 길어질수록 불안감은 커져만 갔다.

그런 상황에서 정서경 작가는 작은 영화사에 다니던 당시 남자친구의 월급 70만 원이 탐나 결혼해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되었다. 경제적 불안정 속에서 연인의 적은 월급마저 부러워 보였다며 당시의 절박한 상황을 전했다.
박찬욱 감독과의 운명적 만남

결혼 후 기자 시험을 준비하던 정서경 작가에게 어느 날 박찬욱 감독으로부터 한 통의 연락이 왔다. 비록 주요 공모전에서는 탈락했지만 2002년 제5회 이스트만 단편 영화제에 출품한 ‘전기공들’이 지원작으로 당선된 바 있었는데, 당시 심사위원 중 한 명이 바로 박찬욱 감독이었다.

박찬욱 감독은 정서경 작가가 다른 공모전에 출품한 모든 작품을 눈여겨보고 있었다고 한다. 그렇게 두 사람이 함께한 첫 작품이 바로 2005년 최고의 화제작 ‘친절한 금자씨’였다.

이후 정서경 작가는 ‘싸이보그지만 괜찮아’, ‘박쥐’, ‘아가씨’, ‘헤어질 결심’까지 박찬욱 감독과 꾸준히 작품을 함께 해왔다. 박찬욱 감독 외에도 이경미 감독의 ‘비밀은 없다’, 이해영 감독의 ‘독전’ 등의 각본을 공동집필하며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영화뿐만 아니라 드라마 ‘마더’와 ‘작은 아씨들’ 역시 호평을 받으며 정서경 작가는 장르를 넘나드는 ‘믿고 보는 작가’로 자리잡았다.
전지현·강동원과 함께하는 ‘북극성’ 기대

정서경 작가의 차기작은 ‘작은 아씨들’을 함께한 김희원 감독과의 두 번째 작품이자 세 번째 드라마인 ‘북극성’이다. 자신의 정체성을 잃고 살아가던 스파이들이 자신을 찾아가는 첫보 멜로 드라마로, 전지현과 강동원이 출연을 검토 중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며 큰 화제를 일으키고 있다.

70만 원 월급이 부러워 결혼을 결심했던 무명 작가에서 대한민국 최고의 시나리오 작가로 성장한 정서경. 믿고 보는 작가, 감독, 배우들의 만남으로 탄생할 ‘북극성’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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