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구쟁이 스머프」의 사세트, 아즈라엘, 게으름이의 목소리, 「달려라 하니」의 나애리, 그리고 한때 30%의 청취율을 기록했던 TBC 라디오 홈드라마 「아차부인 재치부인」의 재치부인까지. 이 모든 캐릭터를 생생하게 표현한 목소리의 주인공은 누구일까요?
전국민이 아는 나쁜 기집애

바로 국민 배우 차태현의 어머니 최수민 성우입니다. 최수민은 1969년 TBC 11기 공채 성우로 데뷔해 50여 년간 성우계에서 활발히 활동해 왔습니다.

그녀의 목소리는 「영심이」의 영심이를 비롯해 「달려라 하니」의 나애리, 「고스트 바둑왕」의 신재하, 「요리왕 비룡」의 비룡, 「지구방위대 후뢰시맨」의 옐로우 후뢰시맨 등 수많은 작품을 통해 전국민의 귀에 익숙해졌습니다.

특히 최수민 성우는 TBC 라디오 홈드라마 「아차부인 재치부인」에서 재치부인 역을 연기하며 최고 청취율 30%라는 놀라운 기록을 세웠습니다. 이 프로그램은 당시 라디오의 황금시간대를 장식했던 국민 드라마였죠.
차태현 낳고 28일만에 방송 복귀

최수민 성우의 전설적인 에피소드 중 하나는 아들 차태현을 출산하고 불과 28일 만에 방송에 복귀했다는 사실입니다. 같은 TBC 소속 음향 감독이던 차재완과 결혼해 차태현을 출산한 그녀는 「아차부인 재치부인」을 위해 산후조리도 제대로 마치지 못한 채 마이크 앞에 다시 섰고, 이후 10년간 쉬지 않고 이 작품에서 연기를 이어갔습니다.

당시에는 성우를 대체할 인력이 많지 않았고, 프로그램의 인기가 높아 그녀의 복귀가 절실했습니다. 이런 헌신적인 직업정신은 그녀를 성우계의 전설로 만들었습니다.
배우로 제 2의 연기인생을 시작

최수민은 75세가 되던 2020년, 드라마 「산후조리원」을 통해 성우에서 배우로 전향했습니다. 처음에는 “이것이 첫 번째이자 마지막 연기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연기를 하면서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이후 영화 「문경」에서 주연을 맡았고, 드라마 「나의 해리에게」, 「열혈사제 2」 등에도 출연하며 배우로서의 새로운 길을 걷고 있습니다. 이런 그녀의 도전은 2021년 제12회 대한민국 대중문화예술상에서 대통령 표창을 받으며 그 가치를 인정받았습니다.

현재 80세의 나이에도 여전히 젊고 힘찬 목소리와 열정으로 활동 중인 최수민 성우. 초등학생 때부터 꿈꿔온 성우의 길을 평생의 천직으로 여기며 걸어온 그녀는 이제 배우로서의 새로운 챕터를 써내려가고 있습니다. 그녀의 목소리는 앞으로도 오랫동안 우리의 기억 속에 남아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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